• 돈 공부, 뭐부터 해야 하나요 — 순서가 있습니다

    “돈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뭐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고,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서점에 가면 주식·부동산·절세 책이 산더미고, 유튜브를 켜면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요. 그래서 대부분 가장 눈에 띄는 것(투자)부터 시작합니다. 그게 순서가 뒤바뀐 지점입니다. 돈 공부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서는 “무엇이 돈을 많이 벌어주나”가 아니라 “무엇이 먼저 무너지면 나머지가 다 소용없나”로…


  • 돈은 나쁜 선택이 아니라, 네 개의 조용한 구멍으로 샙니다

    월급날, 통장을 봅니다. 분명 크게 낭비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카드값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나는 왜 돈을 못 모을까?” — 많은 분이 이걸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게을러서, 참을성이 없어서. 저는 다르게 봅니다. 대부분의 돈은 나쁜 결정 하나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네 개의 조용한 구멍으로 조금씩 샙니다. 그리고 그 구멍들은 당신의 의지가 아니라 주의(attention)의 빈틈을…


  • 비상금은 ‘얼마’보다 ‘어디에’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비상금은 생활비 3~6개월치.” 돈 이야기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어디서나 만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두 가지가 걸립니다. 하나, 이 숫자에는 법적 근거도 공식 기준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경험칙이 널리 퍼진 것뿐이에요. 둘, 더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어디에 두느냐’인데 그 이야기는 잘 안 합니다. 비상금은 수익을 내라고 있는 돈이 아닙니다. 필요한 순간에 정확히…


  • 파는 사람이 급할수록, 당신은 천천히 — 금융상품에 속지 않는 법

    전화가 옵니다. “고객님, 지금 보험 구조가 손해라서요, 이번에 리모델링 안 하시면…” 아니면 믿는 친구가 말합니다. “야, 이거 진짜 좋은 거 있는데 너만 알려주는 거야.” 금융상품이 당신에게 오는 길은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모르는 사람의 급함, 아니면 아는 사람의 호의.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당신이 지켜야 할 원칙은 똑같습니다. 파는 사람의 급함은, 당신이 서둘러야 할 이유가 아닙니다. 오늘은…


  • 신용점수는 ‘착한 사람 점수’가 아닙니다 — 은행이 진짜 보는 것

    대출 상담을 받다가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상합니다. “고객님은 점수가 좀 낮으셔서요.” 한 번도 남의 돈을 떼먹은 적 없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왜? 그건 신용점수를 ‘성실한 사람인지 채점하는 점수’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신용점수는 도덕 점수가 아니라 “이 사람이 빌린 돈을 약속대로 갚을 가능성”을 예측하는 통계 모델의 출력값입니다. 인격 평가가 아니라 확률 추정이에요. 이걸 이해하면, 왜 착실한…


  • 광고에 적힌 연 3%는, 당신의 3%가 아닙니다

    특판 예금 현수막에 큼직하게 “연 3.0%”라고 적혀 있습니다. 1,000만원을 넣으면 1년 뒤 30만원. 그렇게 계산하고 만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통장에 찍힌 이자는 253,800원입니다. 46,200원은 어디로 갔을까요? 사라진 게 아닙니다. 세금으로 먼저 떼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예·적금에서 매번 일어나는 일입니다. 15.4% — 이 숫자의 정체 이자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정확히는 두 가지가…


  • 얼굴도, 목소리도 훔칠 수 있는 시대 — 그래도 사기꾼이 못 훔치는 것

    2026년 1월,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AI 딥페이크로 유명 증권사 직원의 얼굴을 입힌 영상이 SNS에 돌고, 그 영상을 믿고 들어간 사람들이 단체 채팅방으로 유인돼 가짜 주식 앱을 깔거나 특정 계좌로 돈을 보냈다는 것. 무서운 건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진짜를 가려내던 방법 — “얼굴을 봤다”, “목소리를 들었다” — 이 더 이상 증거가 아니게…


  • 전세는 공짜가 아닙니다 — 그리고 진짜 위험은 계약 다음 날 0시에 있습니다

    “월세는 돈이 사라지지만, 전세는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잖아.” 한국에서 가장 널리 퍼진 주거 상식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은 절반만 맞습니다. 나머지 절반 — 전세의 진짜 비용과 진짜 위험 — 은 잘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라면 이 제도 자체가 낯설 겁니다. 큰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2년 살다가 돌려받는 방식이니까요. 그런데 한국에 오래 산 사람도 놓치는 게 있습니다. 그건 돈이 아니라,…


  • 연체가 아닌데 빚이 늘어납니다 — 리볼빙이라는 조용한 함정

    카드 대금 결제일. 통장에 돈이 부족합니다. 그때 카드사 앱에 안내가 뜹니다. “이번 달 결제금액을 10%만 내셔도 됩니다.” 숨통이 트입니다. 연체도 아니고, 카드도 계속 쓸 수 있고, 신용점수도 안 떨어집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이걸 ‘유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달만 미루는 것. 아닙니다. 이건 대출입니다. 정식 명칭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 이름 그대로 ‘결제하지 않은 금액을 다음 달로 넘기는 약정’이고,…


  • 커피 한 잔 아끼면 부자가 된다? — 복리에 숨은 달콤한 거짓말

    “하루 커피 한 잔 값만 아껴서 투자하면, 30년 뒤에 1억이 됩니다.” 돈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찾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입니다. 솔깃하죠. 그런데 저는 이 문장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조금 불편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숨기고 있거든요. 오늘은 이 말을 직접 계산해서 벗겨보겠습니다. 제 주장이 아니라, 숫자로요. 좋습니다, 계산해 봅시다 하루 커피…